하늘의 기지국
하늘에 펼친 커다란 귀
5분 27초 영상으로 손바닥만 한 휴대폰의 약한 전파를 알아듣는 위성의 커다란 위상 배열 안테나, 신호를 그대로 내려보내는 투명 방식과 위성 안에서 처리하는 재생 방식, 그리고 위성이 받은 신호가 레이저와 지상국을 거쳐 땅의 망까지 가는 길을 살펴봅니다.
글·영상 · TelcoNexus최초 발행 영상 5분 27초 · 선택 심화 2개 · 하늘의 기지국 5편조회수 확인 중
영상 보기 · 5분 27초밤이 되자 제나는 마을에서 하늘을 올려다봤습니다. 저 위 어딘가에 낮에 문자를 이어 준 위성이 지나가고 있을 것입니다. 그 위성은 손바닥만 한 휴대폰의 속삭임을 어떻게 알아들었을까요? 「하늘의 기지국」 다섯 번째 이야기에서는 위성의 커다란 안테나와 위성 안에서 신호가 처리되는 방식, 그리고 신호가 땅의 망까지 가는 길을 영상으로 따라갑니다.
영상에는 제나와 미나미라는 가상의 인물이 나오며, 산 위에서 문자를 보냈다는 것은 이야기를 위한 설정입니다. 그림의 크기와 빔의 모양, 신호가 지나는 길은 이해를 위해 단순화했습니다. 위성과 서비스에 관한 내용은 2026년 가을 기준이며 빠르게 바뀝니다.
WATCH & UNDERSTAND
영상으로 먼저 보기
재생 버튼을 누르면 음성이 시작됩니다. 장면 이름을 눌러 이동할 수 있습니다. 작은 화면에서는 크게 보기 또는 가로 화면을 권합니다.
- 손바닥만 한 휴대폰의 약한 전파를 위성은 어떻게 알아들을까?
- 신호를 그대로 내려보내는 위성과 위성 안에서 처리하는 위성은 무엇이 다를까?
- 위성이 받은 신호는 어떤 길로 땅의 망까지 갈까?
속삭임을 듣는 귀
휴대폰의 안테나는 작아서 전파를 사방으로 흩뿌립니다. 수백 킬로미터 위의 위성 쪽에서 들으면 아주 희미합니다. SpaceX도 휴대폰의 낮은 안테나 이득과 작은 송신 세기가 위성 연결을 어렵게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1]
휴대폰을 바꿀 수 없다면 위성의 귀를 키워야 합니다. 안테나가 넓을수록 더 많은 전파를 모을 수 있고, 원하는 방향으로 더 좁게 집중할 수 있습니다. 1편에서 위성 직접 통신의 비결 가운데 하나로 커다란 안테나를 꼽은 이유입니다.
판 모양의 배열 안테나
위성 직접 통신에 쓰는 안테나는 넓은 판 모양입니다. 판 위에 작은 안테나 소자가 아주 많이 촘촘하게 붙어 있는데, 이것을 위상 배열 안테나라고 합니다. 무선통신 기초 7편에서 여러 안테나가 힘을 모아 빔을 만드는 모습을 봤는데, 위상 배열 안테나도 같은 원리입니다. 소자마다 신호의 위상을 조금씩 바꾸면 판을 움직이지 않고도 빔의 방향이 바뀝니다.
덕분에 위성은 여러 개의 빔을 동시에 만들어 서로 다른 지역을 따로 비출 수 있습니다. 빔 하나하나가 땅 위의 셀처럼 동작하고, 위성이 움직여도 빔의 방향을 계속 틀어서 같은 땅을 겨눌 수 있습니다.
판이 넓을수록 빔은 더 가늘어지고, 그만큼 한 곳에 힘이 모입니다. 돋보기가 클수록 햇빛을 더 작은 점에 모을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받을 때도 마찬가지여서, 넓은 판은 희미한 전파를 더 많이 모읍니다. 이 부분은 안테나의 일반 원리를 단순화한 설명입니다.
그래서 위성 회사들은 우주에서 펼쳐지는 커다란 안테나를 만들었습니다. 접힌 채로 로켓에 실려 올라간 뒤 궤도에서 넓게 펴지는 방식입니다. [2]
크기로 승부하는 위성
미국의 AST SpaceMobile은 이 크기 경쟁의 대표 주자입니다. 첫 세대 블루버드 위성의 안테나는 693제곱피트, 약 64㎡입니다. [2] 주차 칸 다섯 개쯤 되는 넓이입니다. 다음 세대 블루버드는 약 2,400제곱피트, 약 223㎡로 그 세 배가 넘으며, 회사는 저궤도에 펼친 상업용 위상 배열 안테나 가운데 가장 크다고 소개합니다. [3] 그 첫 위성은 2025년 12월에 발사됐습니다. [4] 영상에서는 이 넓이를 약 220㎡로 줄여 말했습니다.
이 회사는 휴대폰에서 광대역 데이터를 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다만 회사가 내세우는 최고 속도는 설계와 시험 단계의 수치라서, 실제 서비스에서 얼마나 나올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속도 숫자를 옮기지 않았습니다.
스타링크의 직접 통신 위성도 위상 배열 안테나를 씁니다. SpaceX는 이 안테나로 평범한 휴대폰과 매끄럽게 연결한다고 설명합니다. [5] 한쪽은 위성의 수로, 다른 쪽은 위성의 크기로 승부하는 셈입니다.
커다란 귀에도 대가는 있습니다. 크고 무거운 위성은 만들고 띄우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접힌 판을 우주에서 정확히 펼치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거울일까, 기지국일까
이제 위성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위성이 신호를 다루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이며, 국제 표준은 이것을 투명 방식과 재생 방식이라고 부릅니다. [6]
투명 방식의 위성은 받은 신호의 주파수를 바꾸고 세기를 키워서 그대로 땅으로 내려보냅니다. 거울이나 중계기 같은 역할입니다. 신호를 풀어 보고 판단하는 기지국은 땅 위의 지상국 쪽에 있습니다. [6] 정지궤도 위성을 빌려 쓰는 스카일로가 이런 쪽입니다. 스카일로는 기지국 역할을 하는 무선 접속 장비를 땅 위의 지상국에 두고, 여러 위성 회사의 위성을 이어서 서비스를 만듭니다. [7]
재생 방식의 위성은 받은 신호를 직접 풀어서 처리합니다. 기지국의 일부나 전부가 위성에 실려 있는 것입니다. [6] 1편에서 본 스타링크의 직접 통신 위성이 이런 쪽으로, SpaceX는 이 위성을 우주에 있는 기지국처럼 동작한다고 설명합니다. [5] 「하늘의 기지국」이라고 부를 만합니다.
두 방식은 장단점이 다릅니다. 투명 방식은 위성이 단순하고 땅의 장비를 바꾸기 쉽지만, 신호가 늘 지상국을 거쳐야 합니다. 재생 방식은 위성이 복잡해지는 대신, 위성 안에서 바로 판단하고 길을 고를 수 있습니다. 이 비교는 일반적인 공학 정리이며 특정 출처의 문장이 아닙니다.
땅으로 가는 길
위성이 받은 신호는 결국 땅의 망으로 가야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길은 위성이 지상국으로 바로 내려보내는 것입니다. 지상국은 받은 데이터를 통신사의 코어망으로 넘겨줍니다.
그런데 바다 한가운데나 깊은 산골 위라면 가까운 지상국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쓰는 길이 위성끼리 잇는 레이저 연결입니다. 위성들이 빛으로 데이터를 넘겨주며 지상국이 있는 곳까지 전달합니다. SpaceX는 직접 통신 위성이 기존 스타링크 위성망에 레이저로 연결되어, 그 지역에 전용 지상 설비가 없어도 허가만 있으면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1]
그다음 길은 무선통신 기초 10편에서 본 그대로입니다. SpaceX에 따르면 데이터는 스타링크의 코어망을 지나 협력 통신사의 코어망으로 넘어가고, [1] 거기서 미나미의 휴대폰을 찾아갑니다.
낮에 제나의 "안녕"도 이런 길을 지났을 것입니다. 제나의 휴대폰에서 위성의 커다란 안테나로, 위성 안의 기지국에서 레이저나 지상국으로, 그리고 코어망을 거쳐 미나미에게로 갔습니다. 실제로 어느 위성과 지상국을 거쳤는지는 알 수 없으므로, 영상에서는 가능한 길을 하나의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하늘의 주파수
정리하면, 위성은 넓은 배열 안테나로 약한 전파를 모으고 빔을 겨눕니다. 받은 신호는 그대로 내려보내거나 위성 안에서 직접 처리하고, 지상국이나 레이저 연결을 거쳐 땅의 망으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위성이 휴대폰과 이야기할 때는 어떤 주파수를 쓸까요? 땅 위의 통신사가 쓰는 주파수를 하늘에서도 쓴다면 서로 부딪치지는 않을까요? 주파수는 나라마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나눠 쓰는 공공의 자원입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전파는 국경을 가리지 않으니 규칙은 더 까다로워집니다. 다음 편에서는 위성 직접 통신이 쓰는 주파수와 이를 허락하는 규칙, 그리고 한국에서 아직 이 서비스를 쓸 수 없는 이유를 알아봅니다.
더 읽기 1 · 이 글의 핵심 용어
- **위상 배열 안테나**: 판 위에 작은 안테나 소자를 많이 늘어놓고, 소자마다 신호의 위상을 조금씩 바꿔 판을 움직이지 않고 빔의 방향을 바꾸는 안테나입니다. [5]
- **빔**: 안테나가 전파를 한 방향으로 모아 보내거나 받는 좁은 영역입니다. 위성의 빔 하나는 땅 위의 셀처럼 동작합니다.
- **투명 방식**: 위성이 받은 신호의 주파수를 바꾸고 세기를 키워 그대로 내려보내는 방식입니다. 기지국은 땅에 있습니다. [6]
- **재생 방식**: 위성이 받은 신호를 직접 풀어서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기지국의 일부나 전부가 위성에 실립니다. [6]
- **지상국과 코어망**: 지상국은 위성과 땅의 망을 잇는 시설이고, 코어망은 데이터를 상대 휴대폰까지 찾아 보내는 통신사의 중심 망입니다. [1]
더 읽기 2 · 숫자로 보는 커다란 귀
영상과 본문의 숫자 가운데 몇 가지는 출처의 값을 바탕으로 직접 바꿔 계산한 것입니다.
첫째, 넓이입니다. 1제곱피트는 약 0.0929㎡입니다. 693제곱피트는 약 64.4㎡이고, 약 2,400제곱피트는 약 223㎡입니다. [2][3] 영상에서는 각각 약 64㎡, 약 220㎡로 말했습니다.
둘째, 주차 칸 비교입니다. 주차 한 칸을 2.5m × 5m, 곧 12.5㎡로 잡으면 64㎡는 약 5.1칸, 220㎡는 약 17.6칸입니다. 영상의 "주차 칸 다섯 개쯤", "주차 칸 약 18개"는 이 개략값이며, 실제 주차 칸 크기는 곳마다 다릅니다.
셋째, 두 세대의 크기 차이입니다. 2,400을 693으로 나누면 약 3.5이므로 "세 배가 넘는다"고 했습니다. [3]
참고 자료와 설명의 범위
이 글과 영상은 위성 직접 통신에 쓰이는 안테나와 위성 내부 처리, 땅의 망으로 가는 길을 처음 접하는 사람을 위한 단순화한 설명입니다. 위성과 서비스에 관한 내용은 2026년 가을 기준이며 빠르게 바뀝니다. 위상 배열 안테나와 판 크기에 따른 빔 폭은 일반 원리이고, 투명 방식과 재생 방식의 장단점은 일반적인 공학 정리입니다. 넓이와 주차 칸 비교는 개략적인 계산입니다. 영상의 소자 수, 빔 수, 신호 경로는 이해를 위해 단순화했습니다. 회사가 발표한 최고 속도는 설계와 시험 단계의 수치라서 옮기지 않았습니다. 표준 문서의 조항 단위 검토를 마쳤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휴대폰의 낮은 안테나 이득과 송신 세기로 위성 연결이 어렵다는 설명, 직접 통신 위성이 레이저로 기존 스타링크 위성망에 연결되어 허가만 있으면 전용 지상 설비 없이 서비스할 수 있다는 설명, 데이터가 스타링크의 코어망을 지나 통신사의 코어망으로 간다는 설명. SpaceX · Direct to Cell first text update (2024-01-10).
첫 세대 블루버드 1~5호의 693제곱피트 배열 안테나와 궤도에서 펼쳐지는 모습. AST SpaceMobile · BlueBird 1-5.
다음 세대 블루버드의 약 2,400제곱피트 배열 안테나와 저궤도 최대 상업용 위상 배열이라는 회사 설명. AST SpaceMobile · Next-Gen BlueBird.
2025년 12월 23일 첫 다음 세대 위성 블루버드 6호 발사. AST SpaceMobile · Our Journey.
스타링크 직접 통신 위성이 우주의 기지국처럼 동작하며 위상 배열 안테나로 기존 휴대폰과 매끄럽게 연결한다는 설명. SpaceX · Starlink Progress Report 2025.
투명 방식과 재생 방식(기지국을 위성에 싣는 방식)의 구분. 3GPP · Non-Terrestrial Networks (NTN) overview.
스카일로의 무선 접속 장비가 세계 곳곳의 지상국에 설치되고 여러 위성 회사와의 협력으로 서비스한다는 설명. Skylo · Pixel 9 위성 SOS 발표 (2024-08-13).
이어서 읽기
- 이전 편 · 하늘의 기지국 4편 · 달리는 위성, 흔들리는 주파수
- 무선통신 기초 7편 · 여러 안테나와 빔
- 무선통신 기초 10편 · 코어망을 지나는 길
- 다음 편 · 6편 · 하늘의 주파수, 땅의 규칙 (준비 중입니다.)
- 하늘의 기지국 연재 전체 보기